한라산 1100고지
제주도의 한라산은 물어볼 것도 없이 백록담이 가장 잘 알려져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백록담은 저도 아직 가보지 못했으며 가려해도 미리 등산로 예약을 해야 하고 등산 소요시간도 편도 5시간, 왕복 10시간은 잡아야 할 정도로 난이도가 낮지 않은 등산 코스입니다.
특히 등산이 어려운 어르신이나 어린이들은 엄두를 내기 힘든 곳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등산을 하지 않아도 겨울의 아름다운 한라산 설경을 만끽할 수 있는 1100고지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과 제주시를 연결하는 1100도로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1,100m인 지점이 바로 1100고지입니다.
한라산 중턱에 자리해 한라산의 남쪽과 북쪽 경계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한라산 고원지대에 형성된 산지습지 중에서 대표적인 곳이 1100고지 습지이며 16개 이상의 습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1100고지 습지의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신비한 모습의 습지를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이곳에 서식하는 노랑턱멧새, 큰부리까마귀, 곤줄박이, 그리고 운이 좋으면 토종 노루와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인 매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한라산 1100고지 휴게소
1100고지 습지를 목적지로 가셔도 되지만 사실상 1100고지 휴게소를 찍고 가시면 됩니다.
1100고지에는 故 고상돈 산악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원과 그 옆에 1100고지 휴게소가 있습니다.
고상돈 산악인은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개척하신 분으로 한국 산악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십니다.
1100고지 휴게소는 앞서 소개한 1100고지 습지 탐방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으며 화장실과 전망대, 편의점 그리고 넓지는 않지만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1100고지 휴게소로 가는 길부터 이미 나무의 눈꽃들이 절경이며 휴게소에 도달하면 절정이 풍경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만큼 눈이 온 겨울날에는 인파가 몰리는데, 지도 어플에서 [1100로] 1100고지 CCTV를 보면 실시간으로 눈이 쌓였는지,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1100고지는 겨울의 눈꽃뿐만 아니라 밤하늘을 수놓는 별들을 볼 수 있는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시내를 제외하고는 제주도 곳곳에서 별을 많이 볼 수 있지만 공기 깨끗한 한라산 산속의 높은 지대이다 보니 더욱 많은 별들을 관찰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1100고지에 있는 사슴 동상 위로 흐르는 은하수를 찍으러 방문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1100고지 휴게소 가는 방법
1100고지의 한 가지 단점이라면 너무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유명한 맛집의 웨이팅 시간이 길듯이 1100고지 휴게소도 눈꽃이 아름다운 시기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고 갓길에 불법 주차하는 차들이 많아 교통이 매우 혼잡합니다.
게다가 작년, 2024년 12월부터 1100고지 휴게소 인근 구역을 전면 절대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운영하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대중교통을 통한 방문을 추천드립니다.
제주시에서는 [제주버스터미널 - 한라병원 - 어리목 - 1100고지 - 영실 지소] 구간을 왕복하는 노선의 한라눈꽃버스(1100번)가 평일에는 하루 12회, 주말과 공휴일에는 26회를 운행합니다.
서귀포시에서는 [서귀포등기소 - 서귀포 터미널 - 중문사거리 - 구 탐라대사거리 - 영실지소 - 1100고지 휴게소 - 어리목 입구] 노선으로 다니는 1100-1번 버스가 1월 25일, 어제부터 주말과 공휴일에 하루 10회 운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버스터미널부터 1100고지를 거쳐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까지 양방향으로 운행하는 240번 버스를 타실 수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단속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차량이 불법 주정차를 위반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자주 보기 힘든 장관이기에 너도나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경험자로서 말하건대,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교통혼잡으로 운전자는 차를 세우지도, 내리지도, 돌아가지도 못하고 차 안에서만 풍경을 바라봐야 합니다.
또한, 차 옆으로 지나가고 사진 찍는 사람들은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제주도에서 보다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는 한라눈꽃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을 제공하고 있으니 1100고지의 아름다운 절경을 몸과 마음 모두 편히 방문하여 만끽하시길 바랍니다.